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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가을, 경상북도 경주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는 한국이 아시아·태평양 경제 협력체 내에서 보여줄 수 있는 외교·경제적 위상을 새롭게 보여주는 무대였습니다. 이번 회의는 단순히 ‘회의 개최’라는 형식적 의미를 넘어서, 한국이 글로벌 공급망·기술혁신·지속가능발전 등의 핵심 이슈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시도로 읽힙니다.
본 글에서는 경주 APEC이 국내에 가져온 성과들을 여러 축으로 나누어 살펴보고, 동시에 향후 파장 및 과제를 함께 점검해보겠습니다.


1. 경주 APEC 개최 개요 및 배경

먼저 이번 회의가 왜 의미 있는지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APEC)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협력체로서, 회원국 간 무역·투자·정책 협의를 통해 지역 내 성장을 도모해 왔습니다.

  • 한국은 2005년 한 차례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한 바 있으며, 이번 경주 회의는 그 후 약 20년 만에 다시 치러졌다는 점에서 외교·경제적으로 상징성이 큽니다.

  • 개최 도시로 경주가 선정되었고, 이는 한국의 역사·문화 자산과 연계한 국제행사 유치 전략으로도 의미가 컸습니다.

  • 이번 회의의 공식 슬로건은 “Connect, Innovate, Prosper(연결·혁신·번영)”으로, 시대적 흐름인 디지털 경제·지속가능발전 등에 한국이 적극 대응하겠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이처럼 단순한 정상회의 개최를 넘어서, 한국이 ‘아시아 태평양의 허브’로서 역할을 강화하려는 전략적 이벤트로 읽힙니다.


2. 주요 성과

경주 APEC이 국내에 가져온 주요 성과를 분야별로 구분해 살펴보겠습니다.

가. 외교·안보 성과

  • 회의 기간 동안 한·미·일·중 등 주요국 정상 및 고위 인사와의 교류가 강화됐다는 점이 주목됩니다. 예컨대 한중 정상회담이 개최되었고, 이를 통해 외교적 교착 상태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됩니다. 

  • ‘균형외교’라는 측면에서 한국 외교가 보다 주도적인 위치로 바뀔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었다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은 시점에 한국이 아시아·태평양 협력체에서 중심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신호가 보였습니다. 예컨대 미-중 무역 갈등, 기술패권 경쟁 등이 배경이었습니다.

나. 경제·산업 성과

  • 디지털 경제, AI(인공지능), 반도체, 스마트 모빌리티 등의 혁신 산업이 APEC 의제에 포함되면서 한국 기업과 산업에 대한 국제적 주목도가 높아졌습니다.
  • 관광·서비스 산업 측면에서도 경주라는 장소가 가진 문화유산 및 관광자원과 연계돼 내외국인 유치 효과가 기대됩니다. 회의 준비 과정에서 인프라 정비 등이 이루어졌습니다.

  • 국내 중소기업 및 지역기업에게 글로벌 시장 진출의 창구가 열렸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APEC 정상회의가 단순히 정상 만남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산업·기업 현장에 파급될 수 있다는 신호입니다.

다. 정책·사회적 성과

  • 회의 준비 과정에서 민간 참여, 자원봉사, 국민 소통 플랫폼 등이 활성화되면서 사회적 공감대 형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 지속가능발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인구 변화 대응 등 기존 경제 협력 주제에 더해 사회적 이슈가 APEC 의제로 포함되며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책임 있는 역할을 맡게 됐다는 인상이 강화되었습니다.


3. 파장 및 향후 과제

성과가 분명하나, 이번 회의가 남긴 과제와 파장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가. 국제 협력 및 경쟁구도 변화

  • APEC 회의를 통해 한국이 기술패권 경쟁에서 보다 적극적인 위치로 나아가면서, 중국, 미국 등 주요국과의 경쟁과 협력이 동시에 강화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예컨대 반도체·AI 분야에서 외국 기업과의 협업 및 투자 유치가 기대되는 반면, 기술안보·수출통제 등의 리스크도 커졌습니다.
  • 또한 APEC 회의에서 채택된 공동선언문을 통해 회원국 간 규범·정책조화가 이루어짐에 따라, 한국 기업들이 국제 기준 변화에 선제 대응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졌습니다.

나. 국내정책 및 재정 부담

  • 회의 준비 과정에서 인프라 정비, 유산 보호, 회의 운영 등에 들어간 비용과 예산이 적지 않았고, 이는 예산 집행 및 사후 관리에서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 또 한편으로는 회의 성과가 실제 국민 생활과 산업 현장에 얼마나 빠르게 반영될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성과는 있지만 체감도가 낮다”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다. 국내 여론 및 정치적 파장

  • 회의가 종료된 뒤 국내 평가에 있어 여야 간 엇갈린 시각이 등장했습니다. 일부에서는 외교·경제적 성과를 강조했지만, 다른 일부에서는 실질적 성과가 부족하다는 비판도 있었습니다.

  • 따라서 ‘국민 체감’ 측면에서 회의의 가치를 국민이 실감할 수 있도록 후속 정책이 중요해졌습니다. 회의 기간의 이미지 메이킹이 끝나고, 실제 가시적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다음 과제입니다.


4. 국내 산업·지역에 미친 영향

이번 경주 APEC 개최는 단순히 외교 무대에서의 의미 외에도 국내 산업 및 지역사회에 실제 영향을 미쳤습니다.

  • 지역 관광·문화산업: 경주는 천년 고도답게 문화유산이 풍부한 도시로, APEC 개최를 계기로 관광 인프라 개선이 이루어졌습니다. 이로 인해 회의 이후에도 지역 관광 활성화 및 유산 활용 가능성이 확대됩니다.

  • 서비스 산업 및 숙박 F&B 등: 국내외 정상·기자단·기업인 등이 대거 방문하면서 숙박, 외식, 통역·이벤트 등 서비스 산업이 일시적으로 활성화되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향후 국제회의 유치·관광객 유치 등에 긍정적 자산이 됩니다.

  • 기술·스타트업 생태계: 회의 주제 중 AI·디지털혁신 등이 포함됨에 따라, 국내 스타트업과 기술기업이 국제적 네트워크 확보의 기회를 얻었습니다. 한국이 기술허브로서 이미지 제고가 가능해졌다는 점이 산업계에서 주목됩니다.

  • 중소기업 글로벌 진출: APEC 회의는 여러 회원국 정부와 기업 간 협력을 촉진하는 장이 되었습니다. 국내 중소기업이 아시아·태평양 시장으로 연결될 수 있는 동력이 마련되었다고 평가됩니다.


5. 향후 전략 및 시사점

이번 경주 APEC이 단발성 행사로 끝나지 않고 지속가능한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전략적 시사점이 중요합니다.

  • 성과의 실질화: 선언문이나 회의 이미지 외에, 산업 현장·국민 생활에서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뒤따라야 합니다. 예컨대 디지털경제 지원정책, 중소기업 대상 글로벌 진출 프로그램, 지역 관광 활성화 방안 등이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합니다.

  • 지속가능한 지역발전 모델 구축: 경주가 단기간 회의 준비로 인프라 개선된 것을 넘어서, 향후 국제회의 도시·관광도시로서 지속가능한 모델을 마련해야 합니다. 문화유산 보호와 현대 인프라의 조화, 지역사회 참여 등이 필수적입니다.

  • 기술·산업 경쟁력 강화: APEC이 던진 화두인 AI, 반도체, 스마트모빌리티 분야에서 한국이 후속 투자·협력체계를 강화해야 합니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 재편국면에서 한국 기업의 위치를 전략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외교 다변화 및 리스크 관리: 한국이 아시아·태평양 협력체 내에서 중심축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한·미·중 등 주요국과의 관계에서 균형을 유지하면서도 자국 이익을 지켜내야 합니다. 기술안보·무역·투자 분야의 리스크를 사전에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 국민 참여 및 이미지 제고: 회의를 통해 제고된 국가 이미지가 국민과 산업 전반에 긍정적 효과로 이어지려면, 국민 소통·참여 프로그램이 강화돼야 합니다. 회의 기간 자원봉사·플랫폼 운영 등이 좋은 출발이었습니다만, 후속 프로그램이 그 이상이어야 합니다.


결론

경주에서 열린 APEC 2025는 한국에게 여러모로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외교·경제·산업·지역발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긍정적 신호가 나타났고, 앞으로 실질적인 후속 조치가 이뤄진다면 한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보다 능동적인 허브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셈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이번 회의가 남긴 숙제 또한 분명합니다. 국민 체감도, 예산·정책 실행력, 외교적 리스크 관리, 지속가능한 지역 모델 구축 등이 그것입니다. 특별히 산업계와 지역사회가 이 회의의 혜택을 제대로 누릴 수 있도록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나가는 것이 향후 파장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열쇠가 될 것입니다.

이번 APEC 경주는 한국이 과거 단순한 회의 개최국을 넘어, 글로벌 의제 설정과 실행의 주체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그 가능성이 현실이 되려면 지금부터의 실행력이 중요합니다. 앞으로 1년, 5년, 10년 뒤 우리가 ‘경주 APEC’이 남긴 어떤 변화를 체감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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