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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한국 사회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 중 하나는 단연 ‘건진법사’와 김건희 여사의 관계, 그리고 여기에 등장하는 일본 신화 속 태양신 ‘아마테라스’(아마테라스 오오미카미, 天照大神)에 대한 이야기다. 표면적으로는 종교와 신화의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정치, 미디어, 문화적 코드를 포괄하는 복합적인 논쟁의 지점이 존재한다.
건진법사란 누구인가?
'건진법사'는 본명 전OO으로 알려진 인물로, 무속인 혹은 스님으로 포장된 종교인으로 활동해 왔다. 한때 충청권 지역에서 무속 활동을 하다, 이후 스님으로 신분을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 인물이 대중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단순한 종교 활동 때문이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와의 관계설, 그리고 대선 과정에서의 개입설 때문이다.
2022년 대선 전후로 ‘건진법사’가 국민의힘 선거운동에 깊숙이 관여했으며, 인사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이 언론을 통해 제기되었다. 특히, ‘건진법사’가 김건희 여사와 개인적으로 가까운 사이이며, 무속적 조언을 제공했다는 주장들이 퍼지면서, 정치권과 종교계 모두 술렁였다.
김건희 여사와 무속 논란
김건희 여사는 과거 '영적인 것에 관심이 많다'는 발언을 한 바 있으며, 이에 따라 무속이나 역술에 대한 개인적인 관심이 있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그녀가 과거 운영하던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 활동과 관련해서도 다양한 무속인들과의 인연이 거론되었다.
이러한 배경에서 건진법사와의 관계가 드러나자, 정치적 파장도 컸다. 대통령 부인의 주변 인물이 정치의 중심 무대에까지 영향을 끼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었고, 이는 민주주의 원칙과 종교의 분리 문제까지 함께 논의되는 계기가 되었다.
아마테라스 신화는 왜 등장했는가?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김건희 여사가 ‘아마테라스 신화’에 특별한 관심을 가졌으며, 아마테라스를 자신과 동일시하거나 상징적으로 차용하고 있다는 음모론적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에서는 그녀의 패션, 사진 연출, 심지어 화보 스타일에서 아마테라스를 연상시키는 태양, 황금색, 일본 전통 문양 등을 근거로 삼기도 했다.
그렇다면 아마테라스는 어떤 존재인가?
아마테라스 오오미카미, 일본의 태양여신
아마테라스는 일본 신화에서 가장 중심적인 존재로, ‘천조대신’이라 불리는 태양의 여신이다. 일본 왕실의 조상신으로 여겨지며, 일본 천황제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상징적 존재이기도 하다. 일본의 국기인 ‘히노마루(태양의 원)’ 역시 아마테라스를 상징한다.
아마테라스 신화는 단순한 종교적 신화를 넘어, 일본의 국가정체성, 제국주의 시기 국가 이념, 천황제 등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아마테라스라는 존재가 특정 인물과 연결되거나, 그 이미지를 차용하는 것은 단순한 예술적 상징을 넘어 정치적 해석이 불가피하다.
김건희와 아마테라스, 정말 연관이 있을까?
김건희 여사와 아마테라스를 직접적으로 연결 짓는 구체적 증거나 공식 발언은 없다. 그러나 일부 음모론적 유튜버들과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그녀의 스타일이나 사진 속 상징물, 행동에서 일본적 요소를 찾으려는 시도가 계속되어 왔다. 특히 다음과 같은 점들이 언급되곤 한다.
- 황금색 드레스와 광휘 연출: 아마테라스는 ‘빛’을 상징한다. 김건희 여사가 공식 행사에서 종종 황금색 계열의 의상을 입거나, 조명 연출이 강한 사진을 공개할 때마다 이를 ‘아마테라스 코드’로 해석하는 시선이 존재한다.
- 무속적 상징 사용: 과거 개인 전시에서 사용된 오방색, 태극 문양, 연꽃 등의 무속적 상징들이 아마테라스 신화와는 직접 관련이 없지만, 종교적 상징을 통한 자아 이미지 구축이라는 해석이 제기되기도 한다.
- 일본풍 인테리어와 장신구: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그녀가 사용하는 장신구나 가구가 일본풍 디자인이라고 지적하며, 이를 아마테라스 혹은 일본 전통 미학과 연결짓기도 한다.
하지만 이 모든 해석은 명확한 근거보다는 추론에 기반하고 있으며, 정치적 의도가 개입된 음모론적 해석일 가능성이 높다.
한국 정치에서 종교와 신화의 위험한 조합
문제의 본질은 단순히 한 인물의 미신적 성향이나 일본 신화에 대한 관심이 아니라, 그것이 공적 영역인 정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에 있다. 특히 대통령 부인이 공식 권한은 없지만 상당한 비공식 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그녀의 사적 신념이나 주변 인물(예: 건진법사)에 대한 국민적 감시가 요구된다.
정교분리 원칙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중요한 기준이며, 특정 종교나 신화가 국가정책에 간섭하거나 인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헌법정신에 위배된다. 따라서 건진법사 논란과 김건희 여사 주변의 신비주의적 이미지, 그리고 아마테라스와 같은 신화적 상징이 얽힌 현재 상황은 단순한 풍문이나 음모론으로 치부할 수만은 없다.
마치며: 과도한 해석보다 중요한 건 ‘검증된 사실’
김건희 여사와 건진법사, 그리고 아마테라스 신화를 둘러싼 논의는 현대 사회에서 이미지 정치와 신비주의가 어떻게 결합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나 과도한 해석, 외국 신화와의 억지 연결이 사회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국민은 공직자의 말과 행동, 그리고 그 주변 인물들이 정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합리적 검증’을 요구할 권리가 있으며, 이 모든 논란은 사실에 근거한 투명한 해명이 전제되어야 한다.
특검수사에서 이와 관련된 사실의 실체가 밝혀지지 않을까?